대학원 MBA 자기소개서 작성
마지막으로 자소서를 써본 게 언제였더라..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면서 제일 많이 든 생각은 내 인생에 자기소개서를 정말 진심으로 작성해 본 적이 몇 번이나 있을까였다.
지금까지 총 세곳의 회사를 다녔지만, 운이 좋게 많은 분들이 나를 어여삐 봐주신 덕에 추천채용으로 입사했기에 특별히 취업준비라는 기간이 없었다. 대학도 수시가 아닌 정시로 갔으니 당연히 면접이니 논술이니 해본 적 없었고, 도대체 어떻게 글을 시작해야 하는지 감이 안 오고 막막하기만 했다.
심지어 10일 뒤가 제출 마감이었고(고려대/서강대 기준)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MBA 전문 자기소개서 코치나 학원도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내가 너무 쉽게 생각한건가 싶었다.
이미 칼은 뽑았고, 일정도 빡빡하니 넋놓고 있을 것이 아니라 한글 자라도 써야만 했다.
안되면 이번엔 아닌가 보다 하면 되겠지, 다른 학교도 남았고 내년-내후년에도 도전해 볼 시간은 충분하다 마음먹었다.
그래도 이왕이면 한방에 끝내보자는 심정으로 출근 전/퇴근 후 시간을 활용하여 자기소개서 작성에 몰두했다.
[고려대학교 자기소개서 항목] 항목 당 1500byte(약 800~900자)
1. 효율적인 팀워크로 업무를 수행하였거나 리더로서 자질을 발휘하였던 경험이 있으면 기술하시오.
2. 삶에서(학교생활, 업무, 군 경험 등) 지원자의 가장 중요한 성취는 무엇입니까?
3. 지원자의 진로계획 및 고려대 MBA 수학이 그 계획에 어떠한 도움이 되는지 기술하시오.
4. 그밖에 입학전형위원회가 지원자에 대해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으면 기술하시오.
5.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업무에 관하여 간략히 기술하시오.
[서강대학교 자기소개서 항목] 제한 없음
1. 본 대학원의 지원 동기
2. 향후 경력목표(계획)
항목을 살펴보니 고려대학교의 항목이 훨씬 많았고, 잘 조합하면 고려대 자소서 내용으로 서강대 자소서까지 만들어낼 수 있겠다 싶어 먼저 고려대 자소서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에 집중했다.
항목을 하나 하나 뜯어보며 고민하니 지금까지 내가 어떤 것들을 해왔을지 정말 고민이 되더라. 길게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짧게는 지금의 회사에서 어떻게 하고 있는지 연단 위, 반기단위, 분기 단위로 되새겨보았다.
최종적으로 완성한 자기소개서는 지금까지 짧지만 해왔던 일들을 최대한 작성하려고 하였고, 무엇보다도 내 또래들과 내가 어떻게 다른 일들을 해왔는지,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해야했던 것들에 초점을 맞추어 작성했다.
[고려대학교 작성 예시]
1.효율적인 팀워크로 업무를 수행하였거나 리더로서 자질을 발휘하였던 경험이 있으면 기술하시오.
→ 회사에서 맡게 된 업무들 중 인턴/일학습 병행제를 메인으로 담당하게 되었던 업무를 작성하였다. 작은 회사인 만큼 인턴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프로세스가 없었는데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인턴들을 이끌었는지, 어떤 긍정적인 효과와 피드백이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작성하였다.
2. 삶에서(학교생활, 업무, 군 경험 등) 지원자의 가장 중요한 성취는 무엇입니까?
→ 두번의 창업과 실패한 것을 작성하였다. 무엇보다도 단순히 실패한 것이 아니라 첫 번째 창업에서 실패로 인해 얻은 경험을 두 번째엔 어떻게 개선하려 하였는지, 두 번째 창업에서 실패하며 경험한 것이 어떤 것이 있었어서 현재의 회사에 입사하며 해결하고자 하였는지 등 스토리로 엮어 작성하였다.
3. 지원자의 진로계획 및 고려대 MBA 수학이 그 계획에 어떠한 도움이 되는지 기술하시오.
→ 과거의 경험들과 새롭게 배울 MBA에서의 공부들을 더해 앞으로 창업하여 내 회사를 가지는 꿈에 대해 작성하였다. 현재 하고 있는 업무 중 MBA를 통해 더 심도 있게 공부할 수 있는 교과목을 실제 각 학교의 교과과정과 엮어 작성하였다.
4. 그밖에 입학전형위원회가 지원자에 대해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으면 기술하시오.
→ 대학 4년 동안 철학을 전공하면서 어떤 것들을 배웠는지 작성하였다. 특히 이때 배운 것들을 회사를 다니면서 어떻게 접목하고 사용하게 되었는지/인생에 어떤 방향으로 사용되었는지를 중점으로 작성하였다.
5.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업무에 관하여 간략히 기술하시오.
→ 현재 담당하고 있는 업무를 프로젝트 기반이 아닌 포지션 기준으로 작성하려 하였다. 작은 스타트업에서 업무를 하는 만큼 어떤 업무를 다양하게 해왔는지 작더라도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하였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업무를 해왔는지에 대한 내용도 강조하여 작성하였다.
매일 단위로 전체 내용의 기틀을 작성하고 수정하는 절차를 거쳤고, 지인 중 글 깨나 쓴다는 지인의 도움을 받아 두 번의 전체 첨삭을 진행했다.
최종본의 자기소개서는 23일 금요일 제출 당일 오전에 완성하였으므로, 고려대에는 퀵으로 접수하고 서강대는 오후반차를 내고 직접 방문하여 접수하였다.
(늦을까 봐 식은땀 흘리면서 접수했다. 다음번부터는 제발 미리미리 준비하는 습관을 가지자..)
그렇게 두개 대학에 서류를 접수한 후로는 서류 합격 여부를 기다리며 제출한 자기소개서를 다시 한번 고쳐 쓰고, 다음으로 예정되어있는 대학들의 접수 일정을 확인하며 시간을 보냈다.
결과를 먼저 얘기하자면, 서강대에 최종 합격하였으므로 다음 순서였던 중앙대부터는 서류를 준비하지 않았다.
다음 글에서는 서강대/고려대의 MBA 면접 후기에 대해 얘기를 하도록 하겠다.
*서강대MBA에 관련된 질문이 있으신 분은 bada_boda@kakao.com으로 메일주시면 최대한 답변드리겠습니다.*